필자가 근무하는 회사는 매년 ‘ESG 성과 보고서’를 발간하는데, 올해 보고서 맨 앞에는 금강초롱꽃 그림을 담아봤다. 산림청과 함께하는 ‘백두대간 산림생태계 보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낸 아이디어다. 우리 회사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소멸되는 걸 다시 살리는 것에 관심이 많다.
전통적 경영에서는 재무적 이익 창출이 ‘지속가능미래’를 가능케 하는 핵심이었다. 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인구 절벽, 자원 고갈, 기후위기 앞에서 재무적 성과만으로 지속 가능을 꿈꾸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조급한 나머지 몇몇 기업은 준비도 없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경영 화두로 내세우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겉만 포장하는 ‘그린 워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카드업은 국민들의 소비와 밀접한 산업으로, 고객과 함께하는 ‘지속 가능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매우 깊다. 이런 고민을 거쳐 나온 것이 ‘그린 인덱스’ ‘먼슬리 그린 리포트’다. 고객별로 일상 속 소비가 얼마나 탄소로 배출되는지를 수치화해 보여주는 것인데 반응이 좋다. 특히 ‘착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 프로젝트’(착지 프로젝트)는 우리 주변의 사라져가는 토종 친환경 먹거리가 소비자에게 다시 돌아오는 선순환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필자가 속한 그룹에서는 전 임직원이 ‘신한 아껴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 안 하기, 전기 절약,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이다. 이렇게 아낀 절약 금액의 두 배를 취약계층에 기부할 계획이다. 그 덕분에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내가 먼저 변하지 않으면서 ESG와 탄소 절감을 외치는 것이 워싱이 아닐까? 다행히 내 자신을 돌아보니 머그컵과 텀블러를 쓴 지 거의 10년이 됐다. 플라스틱을 줄여보고자 생각한 작은 실천이었는데, 요즘은 길거리에서 텀블러를 가방에 꽂고 다니는 젊은 청년들을 쉽게 볼 수 있어 뿌듯하다.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가족, 고향 친구들과 ESG 실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올 생각에 벌써부터 흐뭇하다. 희망이 담긴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따뜻한 추석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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