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르면 이번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적용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무기한 유예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중국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7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오는 10월 11일 만료되는 두 회사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조치를 무기한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한 유예 조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무부의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명단에 올리는 형태로 이뤄질 것이 유력하다. VEU는 사전에 상무부로부터 승인받은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의 수출·반입을 허용하는 일종의 허가 제도다. 두 회사가 VEU 명단에 오르면 건건이 장비 반입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상무부는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초에 이 같은 내용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최근까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중국으로 반입할 수 있는 반도체 장비 목록 등을 놓고 논의했다.
반도체 규제 빗장이 풀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규제 불확실성으로 엄두를 못 내던 중국 반도체 설비의 장기적 투자·운용계획 수립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18나노(㎚: 1㎚=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 이하 시스템반도체 등의 생산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막는 규제를 도입했다. 다만 한국·대만 반도체 기업에는 이 규제 적용을 1년간 유예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와의 협상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유예 조치가 만료되는 10월 11일 이전에 상무부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워싱턴=정인설 특파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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