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인플레 장기화 경고…"5년내 물가 잡힌 경우 60%도 안돼"

입력 2023-10-03 18:17   수정 2023-10-04 01:49

국제통화기금(IMF)이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지 5년 이내에 진정된 경우는 전체의 60%가 채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고공 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는 분석이다. 월가의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와 달리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미국 국채 금리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플레 5년 내 해결’ 60% 미만
IMF는 3일 홈페이지에 아닐 아리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연구진이 작성한 ‘100번의 인플레이션 충격과 정형화된 사실 7가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지금까지 56개국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 111건을 분석한 결과 64건(57.6%)만 5년 안에 문제가 해결됐다. 이마저도 인플레이션 해결까지 3년 이상 걸렸다.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1년 이내에 위기 이전으로 경제가 회복된 사례는 10%(12건)에 불과했다.

인플레이션 관련 통화정책의 실패는 주로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과 관련이 있었다. 보고서는 “해결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사례의 약 90%가 인플레이션 초기 충격 이후 3년 이내에 물가상승률이 크게 하락한 뒤 높은 수준에서 정체되거나 다시 가속화했다”고 설명했다. 1973년 미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1970년대 초반 1차 오일쇼크로 물가가 급등하자 기준금리를 최고 연 11% 선까지 올렸다. 이후 물가상승률이 둔화하자 곧바로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하면서 1979년 물가상승률이 13%대까지 올랐다.
일관된 통화정책이 중요
보고서는 중앙은행의 일관된 통화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을 해결한 국가의 공통점은 시간이 지나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해서 펼친 것이라고 짚었다.

인플레이션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로는 1979년 영국을 꼽았다. 영국은 당시 2차 오일쇼크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5%에서 15%로 급등했다. 이에 영국 중앙은행은 1980년과 1984년 사이에 실질 금리를 연 -5%에서 연 7%로 끌어올렸다. 1979년 마거릿 대처 총리가 당선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통제를 공약으로 내건 이 기간에 오일쇼크가 경제를 강타하면서 처음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급락했지만, 이후 1980년대 중반에는 충격 이전의 성장률인 3~5%로 회복됐다. 보고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강화도 2차 오일쇼크 이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데 한몫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긴축 완화 기대에 찬물
Fed가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을 때 시장에선 ‘사실상 마지막 인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마저 커졌다.

하지만 Fed는 섣부른 긴축 완화로 더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던 과거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CPI 상승률이 3.7%로 나온 가운데, 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준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하겠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 국채 금리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연 4.7%를 돌파하기도 했다.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IMF는 “인플레이션 완화 징후가 보인다고 해서 긴축 강도를 낮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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