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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통 금융기관들의 토큰증권(Security Token)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토큰증권의 제도권 편입이 가시화되면서 증권사에 이어 대형 시중은행까지 발빠르게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은 다양한 분야의 토큰증권 발행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토큰증권 발행·유통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SK증권, 신한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증권사들이 이례적으로 손을 잡고 협업을 진행하려는 행보도 눈에 띈다. 은행권 역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조각투자 사업자나 증권사와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토큰증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토큰증권은 지난 2월 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통해 최초로 정의됐다. 이후 7월 13일 개최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입법 공청회’에서 토큰증권의 발행과 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의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공개됐고, 해당 개정안은 7월 28일 발의됐다. 향후 정무위원회와 법사위의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심의·의결될 예정이다.
국내 토큰증권 시장도 글로벌 추세와 마찬가지로 연 50% 수준의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관련 법제화가 완비되는 2024년 본격화되어 2030년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30년에는 국내 GDP의 14.5%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여 향후 토큰증권 시장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존에 유통되지 않거나 기관투자자만이 접근할 수 있었던 자산을 토큰증권의 형태로 발행하게 되면 다양한 시장 참여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개인투자자는 투자 진입장벽이 존재했던 자산에 직접 투자가 가능해져 신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
기업(발행사)은 자산 매각이 용이해지고 비유동자산은 유동성 디스카운트 해소, 무형자산은 가치 인식이 가능해지므로 기업가치 제고와 원활한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 금융사(증권사)는 토큰증권이 유통되는 장외시장이 신설됨에 따라 장외거래중개업자로서 토큰증권 유통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수취할 수 있다. 또한 확보한 신규 고객군을 기반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 분야를 확장할 수 있다.
이밖에도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술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하기 때문에 증권의 발행, 유통, 거래 및 권리행사 조건 확인, 분배금 계산 및 지급, 권리 투표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비용상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
토큰증권의 발행과 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7월 발의되긴 했으나 법제화 시기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재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10월 중순 예정된 국정감사 기간 동안 법안이 처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후에는 다가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준비로 인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총선이 끝나고 국회 구성이 변경되면 이전에 제출된 법안은 폐기되기 때문에 해당 법안을 다시 발의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따라서 토큰증권 관련 법 개정은 제22대 국회의 의지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이 개정되더라도 실제 시행 시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고, 사업 추진에 있어 필요한 세부 법령과 기술표준 등을 마련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토큰증권 시장의 활성화는 법제화 속도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의 성장을 위해 보다 명확한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 시장 참여자들이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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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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