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 본사와 생산 기지는 광저우에 집중돼 있다. 샤오펑 스마트 산업단지와 샤오펑 후이톈의 거리는 불과 15㎞다. 자오더리 샤오펑후이톈 대표는 “배터리부터 차체까지 샤오펑 공급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펠러 등 첨단 소재가 들어가는 극히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 99%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도심항공교통(UAM) 산업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샤오펑후이톈은 중국에서도 가장 앞선 UAM 개발 기업으로 꼽힌다. 경쟁력의 원천은 세 가지다. 전기차와 드론산업에서 축적한 자체 공급망, 대규모 연구개발(R&D) 인력, 그리고 전폭적인 정부 지원이다.
샤오펑후이톈 연구 인력 대부분이 석박사 출신으로 평균 연령은 32~33세다. 연구 인력만 놓고 보면 UAM 기업 중 아시아 최대 수준이다. 이 회사가 출원한 UAM 관련 특허는 460건이 넘는다.
샤오펑의 거대한 전기차 공급망이 UAM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오 대표는 “UAM은 완전히 새로운 산업”이라며 “외부에서 조달하기보다 내부 설계를 마친 후 중국 내 공급사에서 제작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강점을 지닌 인공지능(AI) 경쟁력은 UAM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자오 대표는 “10년 전 플라잉카를 개발할 때는 수십 번 추락해 여기저기 부서지기도 했다”며 “이제는 모든 시뮬레이션이 컴퓨팅으로 가능해져 개발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고 말했다.
샤오펑후이톈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X2의 공개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베이징시는 지난달 ‘미래 산업 혁신 발전 촉진 계획’에 UAM 기술을 처음으로 포함했다.
기자가 직접 체험한 샤오펑 X2는 별도의 이착륙장도 면허증도 필요 없었다. 목적지만 설정하면 자율주행 기능으로 스스로 차체가 움직였다. 직원들이 연결된 장치를 통해 비행경로를 통제할 수 있어 기자는 그 어떤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됐다. 연료도 필요 없다. 100% 전기 동력이다. 미래 도시의 플라잉카 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온 듯했다.
X2에는 2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최대 속도는 시속 130㎞에 달한다. 한 번 충전에 최대 25분을 비행할 수 있다. 최대 비행고도는 1000m 이하로 도시에서 저공비행에 최적화돼 있다. 기체 길이는 5.17m, 무게는 680㎏이다.
샤오펑후이톈은 내년부터 일반인이 플라잉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달 말 공개하는 새로운 플라잉카를 시작으로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양산을 계획 중이다. 가격도 럭셔리 자동차 수준으로 책정해 고급차 수요를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샤오펑후이톈은 2021년 샤오펑을 비롯한 세쿼이아캐피털 등 투자회사로부터 5억달러(약 68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샤오펑은 2020년 UAM을 개발하던 스타트업 후이톈 지분을 인수해 샤오펑후이톈이란 회사를 세워 UAM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저우=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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