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준공업지역 내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아파트를 지을 때 최대 400%의 용적률을 받을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 오피스텔 등 준주거 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문제를 해결하고 양질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취지다. 준공업지역 비중이 높으면서 교통 인프라 등이 잘 갖춰진 영등포구와 강서구 등지의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의 준공업지역은 여덟 개 자치구 총 19.97㎢로 서울 전체면적(605.59㎢)의 3.3%를 차지한다. 영등포구(5.02㎢·25.2%)가 가장 넓다. 구로구(4.20㎢·21.0%) 금천구(4.12㎢·20.6%) 강서구(2.92㎢·14.6%) 등에도 준공업지역이 분포해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준공업지역 내 정비사업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서울에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가용토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미 준공업지역이 공업기능을 잃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규제가 적용돼 난개발로 이어진다는 문제의식도 작용했다. 비주거 용도로 토지를 개발할 때는 지금도 최대 400%의 용적률을 받을 수 있다 보니 토지주가 차선책으로 준주거시설을 짓는 사례가 많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기반 시설 추가 확보 없이 지식산업센터와 오피스텔 건축으로 고밀화가 이뤄지다 보니 차량 정체, 주차 공간 부족, 보행환경 악화 등의 부작용이 상당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지난 6월 통과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의 후속 조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제 개발 때 용적률은 300%대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양질의 직장·주거 복합 공간이 되도록 개발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을 채운 아파트 중에선 당산4가 현대3차, 문래동 현대6차·두산위브·공원한신 등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하철 5호선 양평역을 끼고 있는 양평동 일대에선 양평 11구역 재개발이 재추진될지 관심이다. 2017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이 지역은 최근 토지 소유자를 중심으로 사업 진행 방식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12구역은 3월 자이디그니티로 분양을 마쳤다.
도봉구에선 도봉동 삼환도봉과 도봉유원 아파트 등이, 강서구에선 염창동 우성1차와 현대1차아파트 등이 수혜 단지로 거론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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