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진은 3D 프린터로 뽑아낸 뇌세포 조직을 쥐의 뇌에 이식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 뇌 신경세포 조직과 인공 조직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기능적·구조적으로 통합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연구진은 “우리의 연구는 3D 인공 조직을 활용해 미래의 맞춤형 이식 치료술에 대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3D 바이오 프린팅은 맞춤형 인공 뼈나 지지체, 인공 장기를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 기술입니다. 인공 뼈나 지지체는 이미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인공 장기가 시장에 출시된 사례는 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장기 부족 문제로 사망하는 사람이 하루 21명에 달하는 만큼 궁극적으로는 인공 장기를 만들어 상업화하는 것이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목표입니다.
최근 3D 바이오 프린팅과 관련한 또 다른 연구 결과가 사전출판논문 공유집 바이오아카이브에 실렸습니다. 이번에는 인공 심장입니다.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 연구진은 심장 근육세포를 3D 프린팅해 만든 심실이 3개월 이상 박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심근세포 등을 재료로 해 실제 인간 심실의 6분의 1 크기인 작은 인공 심실을 만들었습니다. 심실은 프린팅된 지 1주일 후부터 박동하기 시작했으며 100일 넘게 이어갔습니다.
아직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은 초기 단계인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장기 기증 없는 세상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약 등을 개발할 때 임상시험에서 동물 대신 인공 장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세계 3D 바이오 프린팅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억달러(약 1조7500억원)에서 2027년 33억달러(약 4조4500억원)로 커질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제약·바이오 선진국은 국가 차원에서 3D 바이오 프린팅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특히 재료(바이오 잉크) 다양화를 위한 소재 개발과 임상 활용 범위 확대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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