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기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사진)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방문한 뒤 XR 기기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더욱 강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에선 XR이 어떤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이에 비해 미국은 XR을 응용이 아니라 플랫폼 관점으로 접근하고, 차세대 디바이스라는 개념을 갖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소비자 수요에 따라 응용 영역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과연 쓰임새가 있을지 두려워하기 전에 한국도 XR이 차세대 디바이스라는 생각을 갖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 취재진과 시애틀에 동행한 이 교수는 “미국 빅테크는 XR이라는 차세대 플랫폼을 주도하기 위해 수천 명의 연구진을 꾸려 준비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없는 불확실한 기술에 천문학적인 비용과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게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XR산업에서 한국이 분명히 강점을 지녔다고 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하드웨어, 모바일, 엔터테인먼트산업 등 XR이 필요로 하는 경쟁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미국은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시애틀에도 산학연 클러스터가 잘 조성돼 있다”며 “한국은 우수대학과 기업의 물리상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아 협력을 위한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애틀=신정은 기자
한경-서울대 공대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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