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분기부터 한국 수출이 플러스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수혜 종목을 찾기에 분주하다.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실적 개선세를 보이는 종목은 그만큼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전문가가 반도체 회복을 예상하고 있고, 디스플레이 산업 등의 수출도 개선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뚜렷한 수출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99억3600만달러를 기록, 지난 7월(74억4300만달러) 대비 33.5% 개선됐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지난달 18억1300만달러로 전월 대비로는 5.1% 줄었지만, 지난 2월 11억1900만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62.0% 상승했다.
석유제품, 석유화학은 바닥 통과 신호를 보이는 분야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지난해 8월 66억3000만달러로 정점을 찍고 올 6월 33억4500만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지난달 49억100만달러로 올라섰다. 석유화학은 지난해 3월 54억6400만달러에서 계속 내려와 올 7월 35억2300만달러를 찍고 상승 반전해 9월 38억1900달러를 기록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분야에서 재고 소진과 감산 효과가 더해지면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여타 품목 중에서는 석유제품·화학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저점 통과 조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 회복이 가팔랐던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과 2차전지 수출 실적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라고 했다.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 6월 62억2800만달러에서 3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달 52억3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부품은 지난 7월 20억2200만달러를 기록한 뒤 하락해 8월과 9월에는 각 20억달러를 밑돌았다. 최근 주가 조정이 깊어지고 있는 2차전지 역시 지난 6월 93억달러를 기록한 뒤 내려앉아 3개월 연속 80억달러 선을 밑돌고 있다.
삼성전자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18일부터 최근까지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조3027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감산 정책으로 수출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실적이 개선되려면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야 한다"며 "하락은 멈췄지만 언제 회복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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