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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의 발언에는 말 그대로 시원섭섭함이 묻어났다. 앞서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로앤컴퍼니가 운영하는 법률 플랫폼 ‘로톡’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대한변호사협회(변협)로부터 징계받은 변호사 123명의 징계 취소 결정을 내렸다. 8년7개월을 끌어온 변협과의 싸움에 마침표가 찍힌 데 대해 안도감과 서운함이 교차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변협의 끈질긴 소송과 압박에 로톡은 많은 걸 잃었다. 로톡 플랫폼을 이탈하는 변호사가 늘면서 100억원 이상의 광고 수입이 줄었다. 경영 악화 여파로 결국 올 2월 직원 90명 중 절반을 내보내야만 했다.
공급 측면의 쏠림 현상도 심하다. 포털 광고에만 한 달에 수억원의 광고비를 쏟아붓는 로펌에 밀린 청년 변호사들은 생계를 위협받는다. 불법 브로커나 사무장 로펌의 유혹에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청년 변호사일수록 알음알음식 사건 수임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사건 수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 로톡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의 80%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변호사다.
이젠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먼저 찾는 게 당연한 시대다. 법률서비스 시장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정보 부족의 기울어진 시장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소비자가 오롯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오랜 기간 고착된 퇴행의 낡은 틀을 깨뜨리는 유일한 방법은 파괴적 혁신뿐이다. 혁신이 실종된 생태계는 도태하기 마련이다. 9년 가까이 거대 기득권과 맞서 싸우면서도 끝까지 꺾이지 않았던 로톡의 도전이 유독 빛나고 값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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