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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가 유대교 안식일인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하마스에 대대적인 보복을 예고하며 전쟁을 선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지역까지 화염에 휩싸이면서 세계 경제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8일 이스라엘 정부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전날 오전 6시30분께 예루살렘을 포함한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 수천 발의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하마스는 또 22개 이스라엘 도시와 군 기지에 무장병력을 침투시켜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을 납치했다. 로이터통신은 “하마스가 무장대원을 이스라엘에 침투시킨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에 보복 공습을 가했다. 이날 양측의 무력 충돌로 확인된 사망자 수만 900명이 넘는다. 사망자 기준으로 양측이 50일간 교전한 2014년 6월(2100명) 후 가장 많다.
하마스의 공습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 분야 각료 회의를 소집해 하마스 등과 전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숨어 있거나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 국민이 받은 심리적 충격이 미국인의 뇌리에 있는 9·11 테러와 맞먹는다”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이스라엘에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긴급 연설을 통해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하며 모든 필요한 수단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반면 칼리드 카도비 하마스 대변인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이번 공격은 팔레스타인이 수십 년간 겪어온 이스라엘의 만행에 대응한 것”이라며 아랍 및 이슬람 국가에 동참을 요구했다. 미국 내 중동 전문 매체인 알모니터의 앰벌린 자만 분석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국교 정상화를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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