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731075.1.jpg)
1950년대 부산에서 고무신을 만들던 회사가 세계 시장에서 손꼽히는 산업용 고무 생산 기업으로 우뚝 섰다. 신발을 넘어 고무를 원료로 하는 자동차 부품산업에 뛰어든 이 회사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벤츠, BMW, GM 등 글로벌 유수의 모빌리티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화승코퍼레이션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화승코퍼레이션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허성룡 대표는 “고무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라고 운을 떼면서 자사를 ‘테크기업’으로 소개했다. 허 대표는 “수십년 간 쌓인 노하우 덕에 갖고 있는 고무 배합 기술이 2000여종에 달한다”며 “자동차뿐 아니라 에너지발전, 방산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매출은 1조5853억원, 영업이익 431억원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에도 자동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 8356억원, 영업이익 392억원을 기록했다. 허 대표는 “악재가 없는 이상 연말까지 이 기세를 이어갈 것 같다”며 “거기에 내부 개선 활동까지 더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고무는 200℃ 이상의 고온 조건에서도 탄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화승코퍼레이션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고무 제품 중에 타이어를 제외하고 직접 만들거나 만들 수 있는 소재를 공급한다. 주요 제품으로 외부 소음, 빗물, 먼지의 차 내 유입을 막아주는 실링 제품(웨더 스트립)과 각종 오일류·유압원을 자동차 주요 장치에 전달하는 고무호스 제품 등이 있다. 허 대표는 “자동차 보닛을 열면 호스가 많은데 우리 제품이 엄청 들어간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731074.1.jpg)
화승은 최근 빼어난 기술력을 갖춘 덕분에 최근 방위산업 등 사업 다각화를 이뤄냈다. 허 대표는 “해군 잠수함이 적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스텔스 기능 중 하나로 음향 흡수체를 만들어 공급한다”며 “수리온 헬기 연료탱크를 고무로 국산화해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존에 철강이 들어가던 부분을 고무 제품으로 대체하면서 무게가 가벼워지고, 용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허 대표의 설명이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731086.1.jpg)
1985년 화승과 인연을 맺은 허 대표는 어느덧 입사 40년을 앞두고 있다. 허 대표는 “업계 선두이지만, 선도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는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분야를 선도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