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채권 ETF '눈물'…뭉칫돈 빠져나갔다

입력 2023-10-09 18:10   수정 2023-10-10 00:34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하이일드채권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 수익률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9일 미국 ETF 통계업체인 베타파이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달러 하이일드 회사채 ETF’(HYG)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2주 동안 5억9221만달러 순유출됐다. HYG는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하이일드채권 ETF로 시가총액이 지난 5일 기준 155억2000만달러(약 20조9170억원)에 달한다.

다른 하이일드채권 ETF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SPDR 블룸버그 하이일드 채권 ETF’(JNK)는 같은 기간 6억6405만달러, ‘엑스트래커 USD 하이일드 회사채 ETF’(HYLB)는 2억23만달러 유출됐다.

지난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고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채권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하이일드채권은 국채보다 금리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투자 손실이 더 확대된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초만 해도 연 4.18% 수준이었는데 이달 5일엔 연 4.72%까지 뛰었다.

올 하반기 별다른 변동이 없던 HYG 주가는 지난달부터 이달 5일까지 3.57% 하락했다. 지난 4일 HYG의 하루 거래량(100억달러)은 상장 이후 16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위니 시사르 크레디트사이트 글로벌전략책임자는 “하이일드채권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건 경제 펀더멘털과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최근의 채권시장 반응을 과도하다고 보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때 월가 ‘채권왕’으로 불린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그룹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최근 인터뷰에서 “손실에 겁을 먹은 투자자들이 급격히 매도세를 늘리면서 (채권) 거래량이 폭증했다”며 “현재 채권시장은 약간 과매도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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