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우수수' 하락할 때, 고배당 ETF는 웃었다…"홈런보다는 안타"

입력 2023-10-10 16:54   수정 2023-10-10 17:09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테마주에 대한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2차전지, 의료AI, 초전도체 등 섹터를 가리지 않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목표 수익률을 낮추는 대신 안정성이 높은 고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택해 중수익과 배당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홈런보다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안타를 노리라는 의미다.
○하반기 20개중 17개가 수익률 플러스(+)
10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하반기 이후(6월 30일~10월10일) 수익률을 살펴보면 국내 상장된 고배당 관련 ETF 20개 중 17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코스피는 5.78%, 코스닥은 7.75% 하락했다. 국내 증시 침체로 대부분의 섹터 및 전략 ETF들이 무더기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와중 금융, 헬스케어 섹터와 더불어 성과를 거둔 몇 안되는 ETF 분야였다.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는 하반기 이후 8.03% 상승했다. 삼성전자, 4대 은행지주, 농심, KT&G 등을 담고 있는 상품이다. 'ARIRANG 고배당주'는 5.81% 상승했다. 기업은행, 4대 은행지주, SK텔레콤, HD현대 등으로 구성된 ETF다.

은행지주사와 통신주 등으로 구성된 'HANARO 고배당'(4.16%), 'KOSEF 고배당'(3.55%) 등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KT, DB손해보험 등에 투자하는 'TIGER배당성장'과 'KODEX 배당성장'는 각각 3.8%, 3.37% 상승했다.

배당성향이 높은 우량기업, 은행주, 통신주, 현금흐름성이 높은 식품기업 등은 공통적으로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에 영향을 덜받는 종목들이다. 고금리 상황 등에서도 안정적인 가격 상승이 가능한 종목들이란 의미다. 단기간내 가격 급등으로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기기는 어렵지만, 지금과 같이 고금리로 인한 증시의 '긴축발작'이 나타나는 상황에선 회피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국내 고배당 ETF들의 연 분배율(배당률)이 약 4~6%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주가차익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커버드콜 더하면 배당률↑
고배당주에 투자하면서도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거나 채권을 함께 담는 하이브리드형 ETF들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은 하반기 이후 5.3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제일기획, KT, HD현대, GS 등에 투자하면서 코스피200콜옵션을 매도한다. 고배당주에서 나오는 배당뿐아니라 콜옵션 매도로부터 생기는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한다. 코스피가 계단식 하락을 보이거나 박스권을 형성할때 효과적인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예상 연 분배율은 8.65%다.

고배당주에 채권을 더한 'ARIRANG 고배당주채권혼합'과 'KODEX 배당성장채권혼합'은 하반기 이후 각각 2.2%, 1.67% 수익을 냈다. 국채 3년물 등을 포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익은 낮지만 안정성은 더 높다.

고배당주 중에서도 대형주만 선별한 'KBSTAR 대형고배당10TR'은 하반기 이후 -1.43% 수익률을 보였지만, 올해 수익률로 따지만 배당 관련 ETF중 수익률 1위(26.48%)를 기록하고 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고배당 ETF는 금리상승기에 방어주 성격의 종목들을 담고 있는 만큼, 고금리 기조가 강해질 4분기부터 내년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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