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10일 고교 내신 평가 과정에서 오지선다 방식의 객관식 문제 대신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할 수 있는 주관식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하면 학생들의 실력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시험 변별력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질문 자체를 어렵게 꼬지 않아도 학생들이 답하는 내용에 따라 이해도 차이가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다. 선진국에서는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방식은 객관식에 비해 평가 신뢰도에 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일선 교사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이런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교사들의 평가 전문성을 키우는 대규모 연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핵심 선도교원 3000여 명을 선발해 1인 1고교 전담으로 평가역량 강화 연수를 시행한다. 수업 혁신사례 연구대회 등을 통해 학교별 자율적인 평가 방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과목별로 구체적인 성취 수준을 평가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국가 수준 평가 기준을 보급할 예정이다.
각 시·도에 설치된 평가관리센터를 중심으로 모든 고교의 평가 현황을 점검하고, 평가역량 강화를 위한 자료를 제공한다.
수능 출제와 관련한 이권 카르텔 근절 방안도 내놨다. 최근 24명의 수능 출제 관련자가 사교육 기업에 문제를 팔아넘긴 일이 밝혀진 데 따른 대책이다. 출제위원 인력풀을 구성할 때 자격 기준을 강화한다. 학원에 문항 등을 판매한 사교육 영리행위자는 원천 배제하도록 한다. 영리행위 여부에 대한 허위 신고 소지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과세 정보를 확인한다.
이렇게 검증된 인력풀이 구성되면 그 안에서 무작위 추첨으로 출제위원을 결정한다. 학연, 지연, 친분 등의 카르텔이 개입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출제 이후 5년간 수능·모의평가 참여 경력을 이용한 사교육 영리행위를 전면 금지한다. 이를 집중 점검하기 위한 교육부 내 전담팀도 운영할 방침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