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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원장은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금융공공기관인 농금원장에 취임하면서 31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1991년 행정고시(35회)에 합격해 24세에 농림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때는 무역 장벽을 낮춰 농·수산물의 자유로운 이동을 추구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하기 직전으로 한국 농업에는 위기의 시대였다. 농림부 발령 후 그가 선배들과 함께 맡은 업무는 ‘농어촌 발전 대책 및 농정개혁 추진 방안’이었다. 서 원장은 “시장 개방을 막을 순 없었지만 한국 농업이 최대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런 노력 끝에 나온 것이 1995년 농어촌특별세다. 농특세는 농어민 경쟁력 강화, 생활 환경 개선 등의 재원 마련을 위한 목적세다. 그는 이후 농식품공무원교육원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등을 지냈다.
올여름은 이상기후로 폭우와 가뭄이 극심했다. 날씨로 피해를 본 농민의 손해는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는 손해사정인의 농작물 피해 평가를 거쳐 보험금이 지급된다. 농금원은 농가의 빠른 복구를 위해 보험금 결정 전이라도 추정 보험금의 절반가량을 선지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 원장은 “농작물의 재배와 수확 시기가 다변화하고 기후 위기가 상시화하면서 재해보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재해보험이 사후 대응이었다면 앞으로는 재해를 이길 수 있는 품종과 재배법 개량을 통해 사전 대응한 농가에는 보험료를 감액할 방침”이라고 했다. 현재 50%에 머물고 있는 농가의 재해보험 가입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서 원장의 숙제다. 이를 위해 농금원은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 품목을 2027년까지 80개로 늘리고 보험료율 산출 지역도 기존 시·군에서 읍·면 단위로 세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농식품부의 중점 추진 사업은 청년농업(영파머스), 푸드테크, 그린바이오, 스마트농업 등 4개 분야다. 농금원은 우수 청년농 육성을 위해 2020년부터 462억원의 영파머스펀드를 조성해 144억원을 투자했다. 농식품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기업설명회(IR)도 열고 있다. 올해는 12차례 IR을 통해 118개 농식품 초기 기업들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서 원장은 “정보기술(IT)이 접목되면서 농업이 생산자 중심 1차산업에서 전후방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농금원도 농식품 신기술과 아이디어 투자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사진=이솔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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