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12일 13: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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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힐하우스캐피탈이 국내 바이오디젤 1위 업체인 SK에코프라임을 인수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기조에 맞춰 SK에코프라임의 주력 제품인 바이오디젤 수요가 늘 것이란 데 '베팅'했다. 매각 측인 국내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인수 3년 만에 회수 실적을 추가하게 됐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힐하우스캐피탈은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SK에코프라임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하고 막바지 조율에 나섰다. 양 측은 연내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거래 가격은 약 4000억~5000억원 대로 거론된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회사 매각을 결정하고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임해 협상을 벌여왔다. 힐하우스는 KB국민은행에 단독 인수금융 주관을 맡겨 자금 조달도 마쳤다.
SK에코프라임의 전신은 한앤컴퍼니가 2020년 3825억원에 인수한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사업부다. 한앤컴퍼니는 3조8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매출 8293억원, 영업이익 842억원으로 직전해 매출 5749억원, 영업이익 417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SK에코프라임은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를 생산·유통한다. 바이오디젤은 국내 생산량 기준으로 33% 점유율을 보유해 1위다. 바이오디젤은 팜유(야자유) 부산물과 폐식용유, 동물성 기름 등을 메탄올과 반응시켜 생산한다. 일반 경유에 섞어 자동차 연료로 사용된다. 바이오중유는 주로 발전기 가동에 쓰인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친환경 원료다.
한앤컴퍼니는 2021년 200억원을 들여 바이오디젤 원료를 제조하는 디에이치바이오를 인수하며 볼트온(유사 기업 추가 인수) 전략도 폈다.
힐하우스캐피탈은 세계 각국이 공격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며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바이오디젤 의무 혼합비율은 기존 3%에서 지난해 3.5%까지 늘었다. 2030년엔 5%로 올라갈 예정이다. 유럽은 의무 혼합비율이 평균 8% 수준이다. 스웨덴 핀란드 등 일부 국가의 혼합비율은 각각 20%, 18%에 이른다.
중국계 최대 투자회사인 힐하우스캐피탈은 이번 투자로 한국 투자 보폭을 넓히게 됐다. 힐하우스캐피탈은 올해 6월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참여해 SK온에 약 4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국내외 기관(LP)들을 대상으로 4호펀드 조성에 속도를 내고있는 한앤컴퍼니도 회수 성과를 추가해 펀드 자금 모집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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