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가격이 전년 대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기온이 떨어지며 강원도 물량의 출하 시기가 늦어진 탓이다. 김장철을 앞둔 상황에서 고춧가루·소금 등 주요 김장재료의 가격도 일제히 오른 상태라 향후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3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배추 도매가격은 ㎏당 908원으로 지난주보다 14.5% 올랐다. 평년(2013~2022년) 10월 평균가격(554원)에 비하면 63.9% 비싸다.
배추 가격이 오른 건 10월 배추의 주산지인 강원도 평창의 기온이 낮아지며 생육 및 출하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통상 배추는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생육이 느려진다. 지난 1주간(6~12일) 강원도 평창 지역의 평균기온은 9.1도로, 전주 동기간(9월29일~10월5일) 평균기온(11.6도) 대비 2.5도 떨어졌다.
김장의 주재료인 소금·고춧가루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굵은 소금(5㎏) 소매가격은 1만3389원으로 전년 동기(1만1185원)대비 19.7% 올랐다. 폭우와 태풍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국산 고춧가루 소매가격은 1㎏당 3만5986원으로 전년 동기(3만1384원) 대비 14.7% 비싸졌다. 탄저병 등의 영향으로 고추 작황이 부진해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유통업계에선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김치를 사 먹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올 김장철 김치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GS샵에 따르면 올해 1~9월 포기김치 판매량은 25만4000건으로 2019년 동기간(21만5000건)대비 18.1% 늘었다. GS샵 관계자는 "올해도 고물가 영향으로 김치를 담그는 가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김장철인 11~12월에도 김치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달 본격 김장철에 접어들면 전남 해남, 영암 지역에서 배추 출하가 이어지며 가격이 안정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바이어는 "호남지방 배추 산지의 작황에 따라 김장철 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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