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AA.34789870.1.jpg)
얼핏 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해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고(高)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7%(전년 동기 대비)로 시장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돌았다.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장기 국채 금리도 상승(국채 가격 하락)하게 된다. 미국의 9월 CPI가 공개된 12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4.7%대, 30년물 금리는 연 4.8%대를 기록했다. TLT 주가는 2020년 고점 대비 ‘반토막’ 났고, 올해에만 손실 규모가 100억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전문가 수준의 투자자들이 TLT를 사들이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투자회사 F/m인베스트먼츠에 따르면 현재 연 5%에 육박하는 미국 국채 20년물 금리가 0.5%포인트 떨어지면 12개월 기대 수익률은 11%(이자 포함 총수익 기준)다. 반대로 미국 국채 20년물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같은 기간 예상 손실률은 1.1%에 불과하다. 장기 국채 금리가 지금 정점을 찍었다고 본다면 TLT 투자로 큰 수익을 바랄 수 있고, 설사 금리가 더 오른다고 해도 잃을 게 많지 않다는 뜻이다. 장기 국채의 가중 평균 만기(듀레이션)가 길기 때문에 단기 채권보다 금리 움직임에 따른 손익 변화가 큰 레버리지 효과가 생겨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