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올 3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어닝쇼크' 실적을 냈다. 테슬라의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등에서의 가격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테슬라는 18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올 3분기 233억5000만달러(약 31조64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14억5000만달러)와 비교하면 8.9% 늘어난 금액이지만,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실적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는 테슬라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241억달러로 예상했다.
총이익은 41억78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다. 순이익은 18억5300만달러(약 2조5100억원)을 기록해 44% 급감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66센트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73센트)를 밑돌았다.
테슬라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7.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7.2%) 대비 9.6%포인트 떨어진 실적이다. 매출총이익률은 17.9%로 지난해 3분기(25.1%)보다 7.2%포인트 줄었다.
테슬라의 순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저가 판매 공세를 펼친 탓으로 풀이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부터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마진을 희생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바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지난 8월 준대형 세단인 '모델S'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의 가격을 인하한 데 이어 보름만인 지난 9월 초 추가로 가격 인하에 나섰다.
모델S와 모델X는 두 차례의 가격 인하를 통해 총 2000만원 이상 가격이 저렴해졌다. 이밖에 지난 8월 '모델Y 롱레인지'와 '모델Y 퍼포먼스' 등 제품도 1만4000위안(약 259만원)씩 가격이 인하됐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에도 3분기 차량 인도량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앞서 지난 2일 테슬라는 올 3분기 43만5059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7% 감소한 수치다.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46만1000대도 밑돌았다.
테슬라는 이날 주주 서한을 통해 "3분기 차량당 매출 원가는 3만7500달러로 감소했다"며 "신규 공장의 생산 비용은 기존 공장보다 여전히 높지만 3분기에 필요한 업그레이드를 실시해 추가적인 단가 인하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가격 인하와 판매 부진으로 마진에 부담을 준 뒤 예상보다 부진한 수익을 보고했다"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고 보도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