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는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지역 14개국 시장의 중장기 판매 목표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2032년 35만 대, 기아는 2030년 21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작년 판매량은 현대차 18만2934대, 기아 14만1505대였다. 중동 최대 시장인 사우디에선 현대차가 도요타에 이어 2위, 기아는 4위다.
두 회사는 중동 지역 자동차 시장 규모가 2030년께 3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년 229만 대에서 연평균 3%씩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목표대로면 현대차와 기아는 전체 시장 성장률을 두 배 이상 앞지르는 속도로 판매를 늘려 지난해 6.2%였던 점유율을 2030년께 2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중동 내 판매를 전년 대비 14.2% 늘리며 목표치(연 성장률 7%)를 초과 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동은 반세기 전 ‘포니’와 ‘브리사 픽업’ 수출 성공으로 한국 자동차가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곳”이라며 “앞으로도 성공 스토리를 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중동 산유국의 ‘전기차 드라이브’를 도약 발판으로 삼을 전략이다. 상대적으로 전기차 개발에 뒤처진 일본 경쟁사를 제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라인업을 올해 6종에서 2027년까지 두 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중동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32년 1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기아도 중동 판매 전기차를 올해 4종에서 11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이번 사우디 방문에서 전기차 반제품조립(CKD) 공장 설립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초 사우디 정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해 왔다. 현대차그룹 부품사들의 동반 진출도 예상된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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