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던 서울보증보험이 23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국내외 증시까지 급락하자 상장 시기를 뒤로 미뤘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AA.34869562.1.jpg)
이 회사는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이란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공모가 기준 최대 3조6168억원의 시가총액을 제시하면서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시장에서는 100% 구주 매출로 구성된 공모 구조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도 수요예측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5%를 넘는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해외 기관투자가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상장이 무산되면서 예금보험공사의 공적 자금 회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는 94%의 지분을 보유한 예금보험공사다. 예금보험공사는 그간 서울보증보험에 투입한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 중 절반 수준인 5조9017억원을 아직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번 IPO를 통해 구주매출로 지분 10%를 매각한 뒤 상장 후 2~3년에 걸쳐 소수지분을 매각해 최대 지분 33.85%를 처분하려 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빠른 공적자금 회수도 중요하지만, 헐값 지분 매각은 안 된다”며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악재로 기관투자가의 투자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어 후속 대형 IPO도 흥행을 장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최석철/배정철 기자 dolso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