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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가 지난 8월 출시한 휴대폰 ‘메이트 60 프로’에 탑재된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가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로 제작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SMIC가 ASML의 DUV를 다른 기업의 제조 장비와 함께 사용해 화웨이에 탑재된 7나노 칩 ‘기린9000칩’을 생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ASML에 대한 수출 규제가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를 막기에는 너무 늦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ASML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한 기업이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2019년부터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제한해왔다. 블룸버그는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DUV를 개조하면 7나노 및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며 “다만 비용이 많이 들어 생산을 확장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ASML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블룸버그는 “이들의 판매가 수출 제한 규제를 위반했다는 주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시스템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미국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미국과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장비 수출국인 일본과 네덜란드도 포섭해 수출 규제에 동참하게 했다. 네덜란드는 지난달부터 미국의 요구로 DUV 수출도 통제했다.
그러나 화웨이가 첨단 반도체 칩이 탑재된 제품을 출시하며 수출 규제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미국은 지난 17일 한층 강화된 반도체 수출 통제안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저사양 AI칩 ‘A800’과 ‘H800’ 등 저성능 AI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원천 통제하고, 제3국에서 생산된 반도체도 미국의 제조 기술이 사용됐을 경우 수출을 금지했다. 또 반도체 구매 우회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 외 40여개 국가 대상으로 수출 허가제를 확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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