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반란 주도한 경영진 4인도 피의자 입건…금감원, 수사망 넓힌다

입력 2023-10-26 14:57   수정 2023-10-26 17:15

이 기사는 10월 26일 14: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관련 수사를 전면 확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송치된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 법인과 경영진 5인을 포함한 18인의 피의자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공개하면서다. SM엔터 전현직 경영진은 이미 피의자로 입건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26일 "SM엔터 시세조종 건 관련 피의자 18인 중 개인 3인과 법인 2개사 등 5인에 대해서만 우선 송치했고,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신속히 수사해 추가 송치할 것"이란 입장문을 냈다. 이어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하여 추가 송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의 관심은 금감원이 지목한 18인의 피의자 중 공개된 카카오 카카오엔터 임원 및 법인 5인을 제외한 13인으로 쏠리고 있다.

우선 거론되는 곳은 카카오 측과 공모해 장내에서 SM엔터 주식을 매집한 곳으로 지목받아온 원아시아 경영진이다. 지창배 원아시아 회장, 김태영 원아시아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원아시아가 조성한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한 고려아연으로까지 피의자 범위가 넓혀질 지도 관심사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장철혁 현 SM 대표이사(사진 좌측)와 장재호 CSO, 이성수(가운데)·탁영준(우측) 전 공동대표 등 당시 SM엔터 경영진 4인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업계에선 얼라인파트너스도 선상에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SM엔터 경영진은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가 진행중이던 2월 21일과 22일 양일 장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각 2만5000주(약 30억원), 3만1194주(약 38억원)에 달했다. SM엔터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지막날인 27일엔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635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진행하겠다 공시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자사주 신탁 계약에서 손을 떼며 무산됐지만, 업계에선 SM엔터의 주가를 띄우기 위한 행보로 언급됐다.

하이브는 즉각 서한을 통해 SM엔터의 추가적 자기 주식 취득 등 경영진의 결정이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시세 조종 행위 및 형사상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SM엔터 경영진은 공개매수 기간에 맞춰 자회사인 SM C&C, 키이스트 매각 등을 발표해 주가를 띄우려는 절차를 밟았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도 당시 한 방송에서 “주가가 2025년까지 주당 30만원까지 갈 수 있다”고 발언하며 하이브의 공개매수 저지와 주가 부양을 위해 총력을 쏟았다.

당시 주가 부양을 의도한 행보들이 하이브의 공개매수 방해를 위한 시세조종에 해당되는 지 여부와 카카오 측과의 공모를 증명해내는 것은 수사당국의 과제로 남았다. 업계에선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피해자들의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데 주목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모 여부를 추가 조사하겠다는 게 아니라 공모 정황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것은 어느정도 증거를 확보했다는 당국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차준호 / 선한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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