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경계를 돌파해 하마스의 거점을 공격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후 최대 규모 지상 작전이다. 이스라엘이 점진적으로 지상군 작전 규모를 확대하며 전면전에 돌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은 자신들이 지원하는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등을 앞세워 개입할 태세다. 미국은 이란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등 확전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공격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수시간 만에 이뤄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은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한 싸움”이라며 “지상군이 곧 가자지구 내부로 진격할 것이며 시기는 전시 내각의 만장일치로 결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2주일가량 전투기 공습을 지속해온 이스라엘군은 지난 22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지역에 병력을 침투시키는 등 지상군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작전은 실종자 및 인질의 소재 등 정보 파악을 위해 제한적으로 이뤄졌으나, 이번엔 하마스의 거점을 직접 겨냥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주요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19일 레바논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출국령을 내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지상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만 레바논에 거점을 둔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이스라엘의 배후를 공격할 것이란 우려는 꾸준히 제기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4일 “이란이나 그 대리인이 갈등을 확대하고 많은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상 병력이 도심으로 진입하면 대규모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고 인질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전망이다.
가자지구 지하에 진지를 구축한 하마스 등 무장단체의 격렬한 저항도 예상된다.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대전차 미사일 등을 선보이며 “지상전을 벌이겠다는 시오니스트(이스라엘)의 위협은 터무니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