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7일 15:4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글로벌리츠가 SK리츠에 이어 다음 달 67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미국 물류센터를 인수하기 위해서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글로벌리츠는 2440억원 규모의 미국 텍사스 휴스턴 물류센터 ‘아카데미 휴스턴(사진)’을 편입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말에 아카데미 휴스턴 편입을 이유로 4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세웠으나 철회한 뒤 두 번째 도전이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매도인의 기존 선순위 대출(1482억원)을 그대로 인수하고, 나머지는 유상증자(678억원)와 담보대출(400억원)을 통해 채울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2451만주다. 2021년 1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의 주가는 지난해 4월 7040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뒤 63% 하락한 26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신주 발행가격은 할인율 5%를 적용해 2770원으로 책정했다. 시가총액 77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만큼 주주들이 지분 희석에 따른 단기 주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주가는 3.21% 내린 256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신주 발행가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되면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주청약일은 내달 15~16일,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은 내달 20~21일 진행된다.
리츠는 임대 수익 90% 이상 배당하는 만큼 기관을 대상으로 제3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새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기도 한다. 1년 보호예수 기간을 두고 할인없이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호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의 영향으로 배당주의 주가가 하락하는 데다 제3자 배정이 아닌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불만이 커졌다.
SK리츠는 지난달 채무 상환을 목적으로 3060억원(7357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을 마쳤다. 유상증자의 발행가격은 주가에 5% 할인율을 반영한 4169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구주주의 신주 청약률은 79.67%를 기록해 20%인 1450만주(600억원)가 실권됐다. 주관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등이 총 600억원을 떠안았다. 한투증권이 60.6%, 신한투자증권이 30.3%, SK증권이 6.0%, KB증권이 3.0% 등이다. SK리츠의 현재 주가는 신주 발행가격인 4160원 대비 10% 하락한 3780원대에 형성돼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새 자산을 매입하거나 과거 자산을 매입할 때 빌린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데 주식이 희석돼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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