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설립자 모리스 창 "美·中 갈등에 반도체산업 전반 둔화될 것"

입력 2023-10-27 18:34   수정 2023-10-28 01:49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 설립자 모리스 창 전 회장(사진)이 “반도체 첨단 기술을 두고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면 세계 반도체산업이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창 전 회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최 행사에서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산업을 고립시키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은 결국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커플링의 영향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중국의 반도체산업 발전 속도가 실제로 늦춰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과거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 간 많은 경제 갈등은 전쟁으로 끝났다”며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국가 안보 우려를 명분으로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기술과 관련된 대중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미국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 반도체 장비 주요 수출국인 일본과 네덜란드도 동참시켰다. 올 8월 화웨이가 첨단 반도체를 적용한 최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규제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미국은 지난 17일 한층 강화된 반도체 수출 통제안을 추가로 발표했다. 그는 24일 모교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열린 반도체 관련 강연에서 “지정학적 상황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긴장돼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웨이퍼(반도체 원판) 제조 분야에 대해 미·중 경쟁 산업 분야의 하나로 평가하면서 중국의 대(對)대만 정책의 정확한 성격이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안보가 없으면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냉전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92세인 창 전 회장은 중국에서 태어났으며 1962년 미국으로 귀화했다. 미국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1980년대 후반 TSMC를 설립해 대만을 반도체 강국으로 세웠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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