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 소규모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최근까지 추진해온 주변 빌라와의 통합 재건축을 중단했다. 1987년 준공된 이 단지(165가구)는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지면적이 작아 사업성 우려가 나왔다. 이에 바로 옆 12가구 규모의 빌라와 함께 재건축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러나 단지 간 재건축 사업성이 다른 탓에 조건을 놓고 견해차가 컸다. 결국 최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단독 재건축을 결정했다.
같은 광진구 내 576가구 규모의 워커힐아파트는 1단지와 2단지의 용도지역이 달라 ‘분리 재건축’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1단지는 재건축에 무리가 없지만, 2단지는 자연녹지로 지정돼 건축 행위가 어렵기 때문이다. 통합 재건축을 원하는 주민과 분리 재건축을 주장하는 주민 사이에서 갈등이 지속됐다. 지난 8월 광진구가 용도지역 변경을 염두에 둔 도시관리계획 수립에 나서면서 통합 재건축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합 재건축을 놓고 주민 간 소송전을 벌인 곳도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장아파트는 1·2동과 3~11동이 3년간 소송을 거친 끝에 분리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도로를 사이에 둔 데다 사업계획이 동마다 달라 법원은 결국 분리 재건축을 주장하는 주민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과 사업 지연 등으로 주민의 고심은 더 커진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은 조합원 물량에 더해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사업성을 확보한다. 조합은 토지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해야 일반분양 물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소규모 단지일수록 통합 재건축을 원한다.
전문가들은 같은 단지 내에서도 동마다 용적률 등 재건축 조건이 다를 수 있고, 다른 단지의 경우 재건축 조건을 합의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와 빌라 사이엔 대지면적을 비롯해 용적률과 토지 등 합의해야 할 사안이 많다”며 “장밋빛 전망은 오히려 사업을 지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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