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트 아가르왈 에드엑스(edX) 창립자 겸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과 교수(사진)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기술의 힘으로 경제 불평등을 줄이고 보편적인 평생교육을 실현한 역사상 최초의 세대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AI에 대한 우려도 있겠지만, 계산기도 처음 나왔을 땐 논란의 대상이었다며 AI 잠재력을 이용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하버드대와 MIT가 2012년 공동 설립한 에드엑스는 세계 유수 대학의 강좌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무크(MOOC) 플랫폼이다. MIT의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소장을 지내며 MIT 온라인 교육 플랫폼 구축을 주도한 아가르왈 교수가 설립 당시부터 이끌어왔다.
아가르왈 교수는 에듀테크에 AI가 도입되면 또 다른 교육의 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AI 과외 선생님(튜터)’으로 학생마다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져서다.
그는 “지금은 부유하거나 교육 수준이 높은 가정만 자녀를 위해 과외를 시키지만 AI 튜터가 있으면 누구나 즉시 과외를 받을 수 있다”며 “모든 것을 알고, 언제나 이용 가능하며 아무리 바보 같은 질문을 해도 무한한 인내심을 가지고 대하는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많은 학생이 참여하는 온라인 강의에서 AI 튜터의 필요성은 더 커질 수 있다. 학생 질문에 대한 답변과 피드백은 물론 과제 채점 등 교육자의 업무량이 오프라인 수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이다. 에드엑스는 대학들과 협력해 온라인 강의에 AI를 도입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아가르왈 교수는 “에드엑스의 AI인 ‘엑스퍼트(Xpert)’는 학생에게 적합한 강의를 찾아주고, 조교 역할을 하며 학생들이 자료를 활용하도록 돕고 수업 요약도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교사도 AI의 도움을 받아 시험지를 만들고 과제를 채점하며, 학생 개개인에게 자세한 피드백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가르왈 교수는 AI에 대한 우려가 큰 현재 상황이 무크가 처음 등장한 2012년께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무크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도 온라인 교육이 교실 수업을 대체하고 교사의 권한을 박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는 “그러나 사람들은 곧 무크를 활용해 교실에서의 교육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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