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호텔신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면세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 회복세를 감안해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단 의견도 제기됐다.
30일 한국투자증권은 호텔신라에 대한 목표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다. 이 증권사 김명주 연구원은 "면세 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하며 호텔신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88% 이상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월, 악성 재고 등 체화재고 처리가 발생해 면세 부문이 부진했다"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원가율이 훼손됐고, 인건비가 증가한 점도 면세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 27일 호텔신라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한 7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118억원으로 26% 줄었고, 순적자 3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면세점 부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84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63억원 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6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호텔·레저 부문 매출은 16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8% 감소했다.
하나증권도 목표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1만원으로 조정했다. 이 증권사 서현정 연구원은 "중국 소비경기 위축,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수요 둔화, 면세 쇼핑 선호도 하락, 중국 현지 브랜드 경쟁력 강화 등 면세 사업의 '구조적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숫자로 입증해야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5배에 불과해 저점 매수는 유효하지만, 단기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3분기 실적이 부진해 단기 주가 조정은 피할 수 없다"면서도 "면세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현재 최저점에 있으며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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