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결핵 신(新)환자는 전년 동기 대비 0.1% 늘었다. 65세 이상 노인 결핵환자는 이보다 높은 5.0%, 80대 이상은 7.8%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결핵 발생률을 40명(10만 명당) 이하로 낮추는 제2차 결핵관리종합계획 목표를 달성하고, 2027년까지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20명 이하’를 목표로 하는 제3차 결핵관리종합계획(2023~2027년)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결핵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노인층에서 결핵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더 가속화할 고령화 시대를 감안하면 위협적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높아진 호흡기 감염병 경각심이 우리나라의 결핵환자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특히 가용 보건의료 자원이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됨에 따라 2021년 세계 결핵 새 환자 수와 사망자 수가 각 1060만 명, 16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5%, 6.7%씩 증가했음에도 우리나라가 감소세를 유지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10년 이상 지속되던 결핵환자 감소 추세가 증가세로 전환할 수도 있는 현실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고령화로 인한 노인 인구 증가, 의료기관 검진·검사 정상화 등으로 결핵환자가 증가할 수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매일 3명의 노인이 결핵으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결핵은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쉽게 발병한다. 65세 이상 결핵환자 비중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6·25전쟁 직후 130만 명에 달했던 한반도 결핵환자를 고려하면 이미 결핵균에 감염된 잠복 결핵 감염자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그중 대다수가 격동의 시기에 산업 일꾼으로 젊음을 헌신한 1000만 명에 달하는 현재 노인들이다.
그럼에도 결핵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결핵 관리에 책정되는 정부 예산은 여전히 아쉽다. 2024년 정부 예산안에서 결핵 예산이 24% 삭감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2030년 한반도 결핵 종식’이라는 원대한 목표 달성을 앞두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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