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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하드웨어·B2B(기업 간 거래) 기업으로 변신 중인 LG전자의 가장 큰 고민은 ‘소프트웨어(SW) 인력 확보’다.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콘텐츠 매출 비중이 커지고 솔루션 공급 계약을 따내도 SW 전문가가 부족하면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꺼낸 비장의 카드는 ‘리스킬링’이다. 검증된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SW 교육을 하면서 우수한 개발자를 양성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조 사장의 ‘SW 인사 혁신’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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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연차·직급의 직원들이 리스킬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전체 참가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입사 5~12년 차에 해당하는 선임급 인원이었지만, 입사 13년 차 이상 책임급 비중도 25%를 차지했다.
직군별로 보면 연구개발(R&D) 직군 비중이 높았다. 전체 수료자의 80% 정도가 하드웨어 엔지니어였다. 하지만 품질, 구매, 상품기획, 영업, 서비스 등 비(非)R&D 직군 비중도 15%에 달했다. 가전 품질보증부서에서 10년 넘게 일하다 리스킬링을 거쳐 인공지능(AI) 반도체 SW 개발자로 변신하는 식이다.
LG전자는 SW 개발의 기초부터 사업에 특화한 맞춤형 세션에 이르기까지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제대로 된’ 개발자를 양성해 ‘조기 전력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교육과 배치가 완료된 후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데 공을 들였다. 부서별로 선임 사원 멘토링을 지원하고 사후 간담회 및 개별 면담, 만족도 조사를 했다.
하지만 최근 2~3년간 ‘SW 개발자 구인 대란’이란 말이 업계에 오르내릴 정도로 직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검증된 내부 인력을 활용하기로 결정한 이유다. LG전자 인사업무 담당자는 “구성원은 개인의 직무 역량을 확대·강화하며 커리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회사 안팎에선 사업과 제품을 잘 아는 기존 인력이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워 성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SW 인재 확보를 위해 대학들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KAIST(소프트웨어), 연세대(지능융합협동과정), 고려대(스마트융합학과), 서강대(스마트융합학과) 등에서 운영하는 계약학과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해외 우수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AI, 머신러닝 분야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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