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겹악재에 위기 경고음…주가도 내리막

입력 2023-11-01 18:05   수정 2023-11-02 01:17

“애플에 겨울이 일찍 찾아왔고,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최근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애플이 앞으로 상당 기간 실적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중 갈등과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 중국 현지 기업의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 중국발 악재가 애플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여기에 구글의 반독점 소송 재판에서 구글이 애플에 지급하는 비용이 법 위반이라는 미국 정부의 공세가 이어지는 점도 애플의 수익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 11% 하락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애플에 드리운 먹구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짚었다. WSJ는 애플 주가가 지난 8월 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약 11% 하락하며 4000억달러 정도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데 주목했다. 애플이 그동안 가을에 아이폰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주목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을에 이처럼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게 일반적 현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WSJ는 특히 매년 6월 열리는 세계개발자회의(WWDC)와 10월 말인 3분기 실적 발표 사이에 애플 주가가 하락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2일 장 마감 뒤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여기엔 지난 9월 출시한 아이폰 15시리즈 판매량이 반영된다.

투자자들은 애플이 새롭고, 잠재적이고, 장기적인 위협에 직면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중 갈등이 불거지면서 중국 정부는 ‘아이폰 금지령’을 내리며 아이폰 신제품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화웨이의 신제품이 흥행에 성공하며 아이폰 15 수요를 빨아들였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때문에 5세대(5G) 속도에 필요한 칩을 공급받지 못했음에도, 9월 5G 속도를 지원하는 새로운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했다. 이 스마트폰은 출시 후 보름 만에 150만 대가 팔려나가는 등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아이폰 15의 출시 판매량이 아이폰 14시리즈보다 적었다”며 “애플의 9월 중국 시장점유율은 1%포인트 하락했지만, 화웨이는 점유율을 4%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을 깜짝 방문해 애플스토어와 공장을 방문하고 정부 관계자를 만났다. 그러나 며칠 뒤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이 중국 당국의 세금 및 토지 사용 조사를 받게 됐다.
○4분기 아이폰 판매 동향이 관건
WSJ은 애플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애플이 4분기 중 아이폰 판매 동향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공유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4분기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애플 매출의 19%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점유율 축소와 같은 우려를 완전히 끝내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매년 구글로부터 받는 수십억달러도 앞으로 끊길 여지가 있다. 미국 정부는 구글이 자사의 검색 엔진을 아이폰 등의 기본 설정으로 적용하기 위해 애플에 비용을 지불하는 게 불법적이라고 보고 있고, 관련 재판도 진행 중이다. 애플이 올해 구글로부터 190억달러를 받을 전망인데, 이는 애플 순이익의 약 17%다.

WSJ는 “이 수익이 당장 사라지진 않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애플)이 이 수익원을 실질적으로 거의 통제할 수 없다는 건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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