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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경쟁자가 될 수도, 인간의 능력을 배가해주는 우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AI 전략에서 교육을 핵심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하 시필레 전 핀란드 총리는 1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3’ 기조연설에서 “AI가 가져올 생산성 향상 혜택을 소수가 아니라 모두 골고루 누리게 하려면 무엇보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5~2019년 핀란드를 이끈 시필레 전 총리는 정보기술(IT)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인물이다. 노키아 몰락 이후 휘청이던 핀란드에서 ‘경제 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노동개혁, 복지개혁, 일자리 창출 등을 추진했다.
AI가 인재의 조건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인재가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 과거에는 호기심이었다면 이제는 적응력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무엇을 알고 있느냐는 의미가 없어졌고, 얼마나 빨리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시필레 전 총리는 “앞으로의 인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AI와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평생교육과 재교육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혁명을 뛰어넘는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지만 대다수 국가에서 정치와 행정은 변화에 뒤처졌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시필레 전 총리는 “기업과 정부에서 모두 일해본 사람으로서 ‘현실을 직시하라, 방관하면 안 된다’는 당부를 꼭 하고 싶다”며 “일이 터지고 나서 대응하면 늦다”고 조언했다. 그는 “AI는 민주주의 확산을 촉진하는 등 우리 사회를 바꿀 잠재력이 있다”며 “교육, 연구개발(R&D), 사이버 보안 등과 관련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자리와 인재상의 대변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계층 간 격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AI는 몇몇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기술이 돼야 한다”며 “리더들은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이 부족한 이들이 AI를 활용해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방법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빠르게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AI 기술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새로운 인재들의 책임감이라고 시필레 전 총리는 강조했다.
임현우/김동주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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