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줄어든 증시…두 달 사이 빚투 '3.5조' 감소

입력 2023-11-02 07:59   수정 2023-11-0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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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빚내서 투자하는' 신용거래가 줄어들고 있다. 증권사에서 신용거래를 막고, 반대매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 잔고금액(결제일 기준)은 16조9704억원이다. 이는 9월 말(27일) 19조7028억원에 비해 한 달 사이 2조7324억원(13.8%) 줄어든 금액이다. 올해 가장 신용거래 잔고가 많았던 9월 8일 20조4911억원에 비하면 3조5207억원(17.1%)이 줄었다. 31일 코스닥의 신용거래 잔고(8조958억원)는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빌리고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이라 예상한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살 때 신용거래 잔고가 늘게 된다. 신용거래 잔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주식 시장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신용거래 잔고가 16조원대로 줄어든 것은 올해 하반기 들어 처음이다. 신용거래 잔고는 올해 초 16조5000억원에서 시작해 2월 중순부터 빠르게 급증하며 이후 18조~19조원 규모를 유지했다. 8월2일 20조원대를 찍은 뒤 9월 8일 20조4911억원으로 절정을 찍었다.

지난달부터 국내 증시 하락세가 크게 나타나면서 절정을 찍은 신용거래 잔고도 빠르게 감소했다. 9월 1일 이후 10월 31일까지 두 달간 코스피지수는 10.8% 하락했다. 올 들어 '차액결제거래(CFD), 영풍제지 사태까지 주가 조작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투심도 위축됐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거래 축소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총 232개 종목의 신용거래 증거금율을 100%로 올렸고, 삼성증권은 지난 25~26일 동안 80개 종목의 위탁증거금을 100%로 상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도 25일 하루 동안 118개 종목을 신용거래 제한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신용거래 잔고 감소가 주식시장의 하방 변동성을 줄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인해 신용거래 잔고 물량이 반대매매로 쏟아지며 증시의 하락을 불붙였다는 설명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에 주가 하락하며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개인 투자자의 수급 이슈 때문에 증시가 하락하는 것을 어느정도 해소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0월에 신용잔고를 대부분 털어낸 만큼 11월 증시는 수출입 데이터 등 실적 중심의 종목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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