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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色)은 한때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이었다. 예컨대 보라색이 그렇다. 보라색은 천연원료에서 추출해내기 어렵다. 이 희소성 덕에 보라색은 예부터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색으로 여겨졌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보라색을 ‘황제의 색’으로 명명했고, 네로 황제는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이 보라색 옷을 입으면 사형에 처하겠다고까지 했다.
현대의 색은 과거와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신분이나 집단이 아닌, 개인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색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찾아 개인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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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어울리는 색을 찾아 매치하는 건 생각보다 강력한 힘을 지닌다. 1960년 미국 대선에서 언변이 뛰어난 리처드 닉슨을 제치고 승리한 존 F 케네디가 그걸 증명했다. 명도 차이가 큰 흰색 셔츠에 검은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갈색으로 태닝해 TV 화면에 얼굴이 더 선명하게 나오게 했다. 미국 사상 첫 대선 TV토론회(당시 흑백)에서 케네디는 ‘젊고 활기찬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데 성공했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색’을 일컫는 말, 퍼스널 컬러다. 퍼스널 컬러의 역사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위스 태생 화가이자 독일 바우하우스 교수이던 요하네스 이텐이 그 시초다. 초상화를 잘 그리는 방법을 연구하던 이텐은 개인의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에 따라 어울리는 색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계절 안에 모든 색채의 근원과 조화가 숨어있다고 보고, 이에 바탕을 둔 색채 분류법을 고안해냈다.
대중적으로 퍼스널 컬러가 인기를 끈 건 1980년 미국에서 출간된 베스트셀러 <컬러 미 뷰티풀>이 세계적으로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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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엔 아모레퍼시픽의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 톤워크의 립 제품 서비스도 있다. 메이크업 전문가와 상담하면 제형(부드러운 벨벳 혹은 촉촉한 글로스 제형)과 색상, 향까지 취향에 맞게 미세하게 고를 수 있다. 이렇게 결정된 색상 정보를 기계에 입력하면 선택한 제형에 잉크가 자동으로 혼합돼 제품이 완성된다.
양지윤 기자/사진=김병언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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