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분리 매각하는 안이 진통 끝에 이사회를 통과하면서 매각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화물사업부의 적정 기업가치를 둔 줄다리기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달 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각 정보가 담긴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며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요 인수 후보는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다. 항공법상 분할되는 화물사업부문엔 별도의 항공면허가 부여되지 않아 이미 항공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LCC들만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이날 양사 이사회가 화물 매각을 승인한 점과 LCC들과의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합병시정서를 확정해 제출했다.
인수 후보들은 적정가격 산출을 두고 논의에 들어갔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국제선 화물에서 아시아나가 담당하는 화물 비중은 20%에 달한다. 대한항공(44.2%)과 아시아나항공 양사가 전체 국제 화물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구조다. LCC 입장에선 인수합병(M&A)으로 단번에 국제 화물선사 반열에 올라설 기회가 열린 셈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총매출은 약 3조원으로, 전체 매출(5조6300억원)의 절반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물류난이 정상화되면서 2분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 감소한 3759억원에 그쳤다.
인수 직후 추가 투자가 예고된 것도 고민 요소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화물 기체 총 11대 가운데 8대가 퇴역 조치를 앞둔 25년 이상의 노령기체다. 새 기체 도입 비용까지 고려할 때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것이란 게 원매자들의 고민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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