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에 대한 입국 심사가 까다로워진 이유는 국내 불법체류자 가운데 태국 국적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말 현재 태국인 불법체류자는 14만7481명에 달한다. 입국심사를 하는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입장에서는 이들의 불법체류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더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이들의 불만이 커진다는 이유로 입국심사를 허술하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반발이 국민적 감정으로 비화하고 태국 총리까지 나선 만큼 이를 마냥 방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태국은 K콘텐츠의 핵심 소비국 중 하나다. 젊은 층 사이에서 한국은 가장 좋아하는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올 들어 한국 방문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지난 7~8월 월평균 태국 단체관광객은 상반기 대비 71.8% 줄었다고 한다.
태국인들에 대한 엄격한 입국심사가 차별적이라는 잘못된 인식은 하루빨리 불식해야 한다. 외교부가 나서긴 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더 소통하고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SNS 등을 통한 교류와 현지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벌여 오해에서 비롯된 부정적 감정이 확산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이참에 사전 전자여행허가(K-ETA) 제도도 촘촘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K-ETA는 한국에 비자 없이 입국하려는 국가의 국민을 대상으로 출발 전 입국허가를 받는 제도로, 2021년 9월 도입됐다. 몇 가지 간단한 정보만으로 불법 입국 가능성을 파악하려다 보니 일반 관광객들까지 가로막은 측면이 있다. 정치한 현장 행정으로 양국 간의 우호 정서가 오히려 더 단단해지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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