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왕비가 전신에 털이 나는 희소병인 일명 '늑대인간 증후군'을 가진 2살 여자아이를 입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4일 (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툰쿠 아지자 말레이시아 왕비는 지난 9월 압둘라 국왕과 함께 보르네오섬 사바주와 사라왁주 방문 일정 중 우연히 롤랜드(49), 테레사(29) 부부와 딸 미스클리엔(2)을 만났다.
미스클리엔은 늑대인간 증후군으로 알려진 선천성 전신 다모증(CGH)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 질병은 유전적 돌연변이의 일종으로, 눈꺼풀·이마·코처럼 털이 나지 않아야 할 신체 부위에도 털이 자라는 희소병이다. 전 세계 100여명 만이 앓고 있다고 전해졌으며,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17본 염색체의 결함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미스클리엔은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한 온몸에 털이 많고, 특히 얼굴에 털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미스클리엔은 콧구멍이 없이 태어나 수술받아야 했다.
왕비는 지난달 10일 미스클리엔 가족들에게 편지를 보내 미스클리엔을 양녀로 삼고 치료비와 교육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왕비는 "미스클리엔을 돌보고 기르는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했다.
해당 사연은 미스클리엔의 어머니 테레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편지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테레사는 딸을 향해 "넌 정말 행운아야. 모든 게 잘될 거야"라고 전하기도 했다. 아버지 롤랜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왕실이 나의 특별한 아이를 돌봐주고 걱정해 준 점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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