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프랜차이즈 중 매장이 1000개를 넘는 메가 브랜드는 없다. 앞서 매장 1000개를 넘어섰던 본죽도 정점을 찍고 지금은 666개로 줄어들었다. 더구나 비빔밥과 같은 정통 한식은 2000~3000개씩 매장이 깔린 치킨, 커피, 베이커리보다 조리 과정이 까다롭고 맛과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게 어려운 업종으로 평가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한식 프랜차이즈 3만5265개(2021년 말 기준) 중 점포가 500개 이상인 곳은 본죽&비빔밥과 본죽 외에 한솥(747개) 두찜(571개) 고봉민김밥人(562개) 명륜진사갈비(507개) 땅스부대찌개(501개) 등 일곱 개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기존 본죽 메뉴에 계절을 타지 않는 비빔밥을 더해 소비층을 확장했다”며 “본죽에서 본죽&비빔밥으로 전환한 매장도 올해 82곳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본죽&비빔밥은 낮은 폐점률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기준 전체 외식업종 평균 폐점률은 12.6%다. 본죽&비빔밥의 폐점률은 0.2%에 그친다.
노점상으로 밑바닥부터 시작한 김 회장은 그룹 내 세 개 계열사 대표를 모두 영업과 생산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 출신으로 선임했다. 경영의 초점은 매장과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에 맞춰졌다. 본그룹 관계자는 “예를 들면 주방의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하거나 카카오 선물하기 쿠폰 수수료를 가맹점보다 본사가 더 많이 분담하는 것 등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내다 인삼제조판매 사업을 시작한 김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때 부도를 내 숙명여대 인근 길거리에서 호떡 장사를 했다. 그는 당시 ‘노점이 최고의 사업장’이라는 철학으로 와이셔츠에 넥타이, 요리사 위생모 차림으로 호떡을 구웠다. 숙대 인근에선 양복 호떡장수로 유명했다.
요리학원에 다니며 외식 컨설팅 사업을 구상하던 그는 2002년 대학로에서 5000만원짜리 가게를 얻어 죽집을 냈다. 김 회장이 외식, 급식, 식자재 유통, 가공식품 제조 등으로 연매출 4000억원에 이르는 본그룹을 일궈내는 데는 이후 21년이 걸렸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