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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경기 김포시와 함께 김포의 서울 편입을 함께 연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사실상 ‘메가시티 서울’을 추진하되 최적의 방법을 고민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여당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김포 편입론을 겨냥해 “정치공학적인 선거 포퓰리즘 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메가시티론을 둘러싼 여당 내 불협화음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시장은 김동연 경기지사의 구상대로 경기도가 남북으로 분리되면 김포는 남쪽도, 북쪽도 아니라 ‘섬 아닌 섬’이 된다는 의견을 오 시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언제부터 서울시와 교감했느냐’는 질문에 “연초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찾아왔고 지난 7월에도 찾아왔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김 시장에 비해 좀 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톤이었다. 오 시장은 면담 후 기자들에게 “아직 깊이 있는 연구와 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단계여서 말씀드리기는 이르다”면서도 “여러 가지 장단점을 분석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후 진전된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포시 외에 경기도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오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오 시장은 “김포시를 비롯해 구리, 하남, 고양시 등에서도 서울 편입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며 “구리시에서는 구체적으로 연락이 있어 조만간 면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곧바로 여론조사 등 시민 의견 수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지금 형성되는 찬반 의견은 기초적인 정보조차 공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총선)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돌출된 이슈”라며 “총선 이후까지 논의를 긴 호흡으로 가져가는 것이 논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김포가 서울에 편입될 경우 쓰레기매립장 등을 떠넘길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주민 기피 시설을 (편입이) 논의되는 지자체에 넘기거나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선거를 5개월 앞두고 ‘아니면 말고’식으로 이슈화하는 것은 국민 혼란만 초래하는 무책임한 일”이라며 “이번 편입 구상은 어떤 지자체와도 협의가 없었고, 수도 방위나 재정 지원 측면에서도 검토되지 않았던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이 서울 메가시티론에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수도권 광역단체장이 ‘포퓰리즘 정치쇼’라며 강도 높게 지도부를 비판함에 따라 당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중앙당과 사전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1994년 만 36세로 김포군수(전국 최연소 군수)에 임명된 유 시장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김포시장을 지냈고, 이후 김포에서 세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포 전문가다. 그러나 지금은 인천의 수장으로서 김포 편입에 반대하는 얄궂은 처지가 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기가 남북도로 나뉘면 인천도 나름대로 김포와 부천, 시흥 일부를 편입해 500만 도시가 되려는 구상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혼란스러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은/김대훈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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