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지난 10월 전기차 판매량이 반짝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에 맞춰 가격을 한시적으로 내린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7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기아 EV6는 전월(9월) 대비 160.2% 증가한 1564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현대차 아이오닉5는 1471대가 팔렸다. 역시 108.7% 늘어난 수치다. 아이오닉6도 472 팔려 판매량이 32.2% 증가했다. 코나EV는 337대 팔리며 62% 증가했다.
업계는 정부 정책에 맞춰 제조사가 전기차 가격을 내린 것이 판매량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판매량이 뛴 아이오닉5·6, 코나EV, EV6 모두 할인 대상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제조사가 5700만원 미만 전기차의 가격 할인 폭을 늘릴 경우, 기존 보조금에 더해 최고 100만원까지 추가 지급하는 내용의 전기 승용차 구매 국비보조금 확대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에 따라 'EV 세일페스타'를 연말까지 운영하면서 △아이오닉5 400만원 △아이오닉6 400만원 △코나 EV 200만원 등을 할인했다. 해당 기간 아이오닉5를 구매하면 400만원 할인에 추가 정보 보조금 80만원을 받아 총 48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기존 보조금 혜택에 추가 할인 및 보조금까지 더하면 5000만원 수준의 아이오닉5를 실구매가 3660만원가량애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기아의 경우 EV6 구매시 384만원(제조사 할인 320만원·추가 정부 보조금 64만원), 니로 EV와 니로 플러스에는 144만원(제조사 할인 120만원·추가 정부 보조금 24만원)의 할인이 적용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기점으로 할인폭을 더 늘려 기존 EV세일페스타의 할인액에 200만원을 추가 할인한다. 구체적으로는 △아이오닉5 최대 600만원 △아이오닉 6 최대 600만원 △코나EV 최대 400만원 등의 할인폭이다.
다만 이러한 할인 정책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만 운영된다. 올해 전기차 시장이 부진한 상황을 감안한 조치여서 이후에도 전기차 판매가 잘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등록 전기차는 11만76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작년 같은 시기에는 전년 대비 62.8% 성장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불편한 인프라를 감수하면서 비싼 전기차를 사는 게 부담이란 인식이 있다"며 "할인 정책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반짝 상승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전기차 가격을 떨어뜨리는 게 대중화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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