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천천히 부자가 되는 투자전략

입력 2023-11-08 15:27   수정 2023-11-0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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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

20년간 펀드매니저 경력을 통해 얻은 교훈은 주식시장에서 정답을 차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주가 변동성이 컸던 시기엔 항상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 기업의 실적보다는 경제 상황에 의해 주가가 움직인다. 실적이 좋음에도 외부 변수로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생긴다.

최근 경제 상황은 40년 전과 유사할 정도로 악화됐다. 당시 인플레이션은 1차 석유파동에 이어 2차 오일쇼크까지 겹쳤다. 70년대 초 배럴당 2달러대의 유가는 80년 초반에는 40달러대까지 급등했다. 여기에 이란과 이라크 전쟁,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의 전쟁 이슈가 석유 가격 급등에 불을 지폈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400bp를 올릴 정도의 10%대 이상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됐으며, 대출금리가 20%에 육박했다. 실업률은 대공황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가 곧 망할 것 같은 시기였으나, 2~3년 뒤 물가가 잡히면서 1987년까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500지수가 200% 넘게 급등했다. 돌이켜보면 오히려 하락 시기가 매우 좋은 투자 기회였다.
40년 만에 찾아온 역대급 인플레이션…롤링 리세션 가능성
최근 역대급 레벨의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찾아왔으나, 그 당시처럼 과도할 정도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20%)보단 점진적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과거 석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제 구조에서도 많이 탈피, 유가 상승 역시 제한적이다. 미국 경제는 혁신 기업들을 필두로 강달러가 유지될 정도로 잘 버티고 있다.

최근의 경기침체는 어느 한 부문에서 경제가 얼어붙어도 다른 부문은 왕성하게 확장하는 '롤링리세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고 소진에 따른 제조업의 확장이 나타나는 시기엔 서비스업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도체 제품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반면 서비스업은 가장 강하던 미국의 고용이 둔화되는 징후를 보이며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 신뢰지수마저 꺾이는 상황이다.

이러한 복잡한 경제 상황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매일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하락하는 이유가 달라질 정도로 기업 실적에 의한 주가 변동보다는 경제 지표와 금리 변동에 따라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기서 분명한 점은 가격과 산업의 위기 속엔 기회가 공존한다는 것. 가격에 대한 기회는 외부 매크로 변수에 의해 급락하게 되면 싸게 살 기회가 생긴다.
천천히 부자가 되는 지혜 갖춰야
최근 코스피지수는 연중 저점 근처까지 하락, 주요 IT기업이 포진한 미국과 대만지수보다 훨씬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정책 변화만으로 역대급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할 정도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주식을 싸게 살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보단 당분간 회피하고 싶은 욕구가 더 크게 작용한다.

산업에 대한 위기는 고인플레이션 시대에 원가통제를 못 하는 기업, 부채가 과도한 기업, 사양산업에서 변신을 못 하는 기업들이 될 수 있다. 반면 기회가 되는 기업은 AI와 자동화, 탈세계화의 경제 변화에 어울리는 종목이거나 원가통제를 통해 마진을 탄탄하게 유지하는 기업, 순 현금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나서는 기업이 될 것이다.

당장 경제 상황이 불투명하더라도 결국 몇 년 뒤에 살아남는 기업에는 더 큰 기회가 있다. 지금은 투자를 멈추는 것이 아닌, 새로운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

예전 한 간담회에서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에게 '당신의 투자 전략은 매우 간단한데, 왜 모두가 당신을 따라 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이에 워런 버핏은 '누구도 천천히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시기에 새로운 투자의 기회를 찾는 동시에 버핏처럼 천천히 부자가 되는 지혜를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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