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이 9일 풍력발전기타워 제조 기업 씨에스윈드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춰 잡았다. 고금리, 기자재 공급난으로 풍력 프로젝트 지연이나 취소 등의 차질이 발생해 내년 실적이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의 증권사가 3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수주액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는 등 중장기적 성장세는 이어질 거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전날 씨에스윈드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5.1% 늘어난 41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영업이익 422억원에 부합한 실적이다. 3분기 매출은 같은 기간 17.8% 증가한 380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91억원으로 253.7% 늘었다.
가장 큰폭으로 목표가를 낮춘건 DS투자증권이다. 기존 목표가인 11만5000원에서 35.6% 낮춘 7만4000원을 제시했다. 전일 종가 기준 씨에스원드의 주가는 4만8000원이다. 이 증권사 안주원 연구원은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46% 하락해 바닥권을 형성 중"이라며 "괴리율을 고려해 목표가를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 반등을 위해선 인수 진행 중인 덴마크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 기업 '블라트(Bladt)'의 이익 안정성이 확인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블라트 인수 작업은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목표가를 10만9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12% 내렸지만, 낮춰 잡은 목표가 중에선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풍력 프로젝트 지연에 따라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7%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12% 낮췄다"고 했다. 다만 "현재의 주가는 이미 풍력 프로젝트의 지연을 반영한 것을 넘어서 첨단세액공제(AMPC)를 거의 못 받는 것을 가정한 수준으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키움증권(10만→8만3000원), 상상인증권(10만9000→7만1000원), 하나증권(9만→7만원) 등 다른 증권사도 대부분 목표가를 낮췄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한 중장기 풍력 시장의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기자재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과 품질 문제로 업계 전반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목표가 7만원을 제시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지만 목표가를 추가로 내려 잡지 않고 유지했다. 이 증권사 이진호 연구원은 "외부 조건으로 인한 프로젝트 지연은 예상됐던 부분이나, 수익성 개선으로 인해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한 건 예상치 못한 선방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4.5기가와트(GW) 규모의 3분기 북미시장 신규수주로 2024~2025년 미국 공장 가동률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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