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조현수 도피는 통상적"…1·2심 뒤집은 대법원, 왜?

입력 2023-11-13 10:27   수정 2023-11-13 10:29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이은해(32)·조현수(31)가 지인들에게 도피 행각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행위에 대해 범인도피교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이씨와 조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지난달 26일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통상적 도피의 범주로 볼 여지가 충분해 방어권을 남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두 사람이 피의자로서 방어권을 남용했다고 판단해 징역 1년을 선고한 1·2심 법원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증거가 발견된 시기에 도피했다거나 도피 생활이 120일간 지속됐다는 것, 수사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했던 것, 변호인을 선임하려고 했다는 것, 일부 물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 등은 통상적인 도피 행위 범주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도피를 도운) 행위자들은 친분 때문에 도와준 것으로 보이고 조직적인 범죄단체를 갖추고 있다거나 도피를 위한 인적, 물적 시설을 미리 구비한 것은 아니었다"며 "이러한 사정만으로 형사사법에 중대한 장해를 초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심판결에 범인도피교사죄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다.

앞서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씨를 물에 빠지도록 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2021년 12월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자 지인 2명에게 은닉처와 은닉 자금 등을 지원해달라고 부탁해 자신들의 도피를 교사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후 잠적한 이씨와 조씨는 약 4개월간 도망 다니다 지난해 4월 1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오피스텔에서 검거된 바 있다.

이에 대법원은 올해 9월 이씨에게 무기징역, 조씨에게 징역 30년을 확정했다.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와 재판에 넘겨진 이들 중 2명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년과 2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다른 2명은 올해 6월 2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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