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의 코스닥 기업공개(IPO)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상장한 파두가 3분기뿐 아니라 2분기 실적도 ‘제로’에 가까웠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파두는 상장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두의 2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8% 급감한 5900만원에 불과했다. 3분기 매출(3억2100만원)보다도 적다. 파두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6월 말 제출했던 증권신고서에 1분기 실적만 담았다. 이후 7월 13일 한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을 거친 뒤 8월 7일 코스닥시장에 데뷔했다. 파두의 몸값은 1분기 매출 상승률을 기반으로 미래 순이익을 추정한 상장 주관사의 분석을 토대로 1조5000억원에 책정됐다.
파두가 증권신고서를 처음 제출한 6월 말 2분기 실적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기업설명회(IR) 등을 개최한 7월에는 2분기 매출 급감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파두는 IR 과정에서 매출 급감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코스닥에 상장한 지 석 달이 지나서야 3분기 분기보고서를 공시하면서 2분기와 3분기 실적을 뒤늦게 같이 공개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신 정보를 알 수 없는 셈이다. 8월 미국 나스닥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ARM이 1~2분기 실적을 공시한 것과 상반된다. 한 IPO 담당자는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바로 상장이 진행되는 나스닥과 달리 한국에선 상장 절차가 복잡해 정보의 시차가 발생한 것”이라며 “파두와 같이 상장 직전 극단적으로 분기 실적을 내놓은 건 매우 드문 사례”라고 했다.
파두는 시장 우려가 커지자 이날 입장문을 발표하고 “상장 과정에서 그 어떤 부정적인 의도나 계획 등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파두는 “고객사들이 부품 수급을 전면 중단한 게 2~3분기 실적에 타격을 줬다”며 “4분기에는 기존 고객들의 발주가 재개됐다”고 밝혔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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