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전날에 이어 또 급등했다. 미국의 물가지표 둔화 소식에 긴축 종료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대폭 개선됐다.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2480선을 회복하며 2490선에 다가섰고, 코스닥지수도 800선 위로 다시 올라섰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53.42포인트(2.2%) 급등한 2486.67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1조915억원가량 사들였고, 외국인도 5423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밀어올렸다. 개인은 반면 1조6120억원 팔아치우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크게 뛰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관련 대형주 중심으로 수급이 몰리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장주는 2~3%대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1.98%)는 이날 상승에 종가 기준 9월 15일(7만2000원) 이후 두 달 만에 7만2000원대를 극복했고, SK하이닉스(3.15%)는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LG에너지솔루션(3.32%), POSCO홀딩스(0.53%), LG화학(3.23%), 삼성SDI(3.1%), 포스코퓨처엠(0.68%) 등 이차전지 관련주도 장초반보단 오름폭이 줄었지만, 대체적으로 큰 폭의 강세를 띠었다. 이차전지 업종의 상승은 뉴욕증시에서 테슬라가 중국에서 전기차 가격을 인상했단 소식에 6% 넘게 뛴 게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급등했다. 지수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1.91% 뛴 809.36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41억원, 150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혼자 162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 또한 일제히 빨간불을 켰다. 셀트리온헬스케어(3.55%), 알테오젠(10.38%), 셀트리온제약(9.46%) 등 바이오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
에이직랜드(29.87%), 퀄리타스반도체(15.1%), 마이크로투나노(13.45%) 등 반도체주도 약진했다. 최근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부실 매출을 숨겼단 의혹이 불거진 파두(9.94%)는 실적 발표 이후 나흘간 하락세를 거듭했다가, 이날 10%가량 급등하며 반등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1세대 벤처캐피탈(VC) 캡스톤파트너스는 130% 폭등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 증시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이차전지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상승 흐름 기록했다"며 "우선 외국인의 투자심리 개선이 현·선물 동시 순매수로 나타나며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1만건의 계약 이상의 선물 순매수에 힘입어 기관의 차익거래성 순매수까지 더해지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1원 내린 1300.8원에 마감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물가지표 결과에 안도하며 랠리를 펼쳤다. 물가상승률 둔화 소식에 국채금리 또한 하락하면서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각각 1.43%, 1.91% 올랐고,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7% 뛰었다. S&P500지수는 장중 4500선을 웃돌았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종가 기준 지난 9월 1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나스닥지수 또한 지난 8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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