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직원들, 연말 대목 노렸나…5000명 거리로 나선다

입력 2023-11-17 16:30   수정 2023-11-17 16:3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전역의 스타벅스 직원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섰다. 스타벅스의 연말 대목인 '레드컵 데이'를 맞아 회사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서다.

1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스타벅스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레드컵 데이'인 이날 급여 인상, 인력 보충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레드컵 데이'는 스타벅스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빨간 오리지널 컵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인기 행사다.

스타벅스 노조가 파업 날짜로 '레드컵 데이'를 정한 건 이날 바리스타들의 노동강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소매 업계 빅테이터 전문 기간 플레이서 AI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타벅스 매장 방문 횟수는 레드컵 데이 당일 평균보다 94% 급증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레드컵 반란'이라고 불렀다. 이날 스타벅스 노조는 뉴욕, 필라델피아, 리치먼드, 버지니아, 워싱턴 D.C 등 대도시 곳곳에서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에 200개 매장 약 5000명의 직원이 동참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스타벅스 노조 사상 최대 파업 규모다. 노조원들은 '협약 없이 커피도 없다', '노조 파괴를 멈춰라' 등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WSJ에 따르면 스타벅스 바리스타들은 레드컵 데이가 시작됐던 2021년 노조 결성에 뜻을 모을 정도로 이 행사는 직원들 사이에서 힘들기로 악명 높다. 현재 스타벅스 노조에 가입한 매장은 약 360개이며 약 9000명이 활동하고 있다. 미국 전체 매장이 약 900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가 크진 않다.



스타벅스 측은 "미국 내 매장은 영업 중"이라면 "일부 파트너와 수십 개 매장이 파업 중이지만, 그중 절반 이상이 오늘 아침 문을 열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타벅스 노조는 지난해 레드컵 데이 때도 100곳 이상 매장 직원들이 파업에 나섰으나 협상이 결렬돼 큰 진전이 없었다. 스타벅스는 노조를 거치지 않고 근로자와 직접적인 계약 관계를 맺기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내년 1월부터 자격을 갖춘 직원에게 최소 3%의 급여를 인상하고, 2~5년 동안 회사에 근무한 경우 최소 4%의 임금 인상률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직원들은 스타벅스 3분기(자체 2023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이 11% 넘게 증가했고, 최근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임금 협상 수준을 고려할 때 3% 임금인상이 너무 낮다고 보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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