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주가가 17일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소비 감소 등의 여파로 아이돌 그룹의 앨범 판매량이 정체되고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 영향이다.
이날 JYP엔터테인먼트는 9.52% 하락한 9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년 사이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다른 엔터주들도 약세로 마감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9.01%, 하이브는 7.40%, 에스엠은 5.43%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물량을 내놓으면서 엔터주들이 동반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기관은 하이브를 446억원, JYP엔터를 256억원, 와이지를 125억원, 에스엠을 111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 역시 하이브를 298억원, JYP엔터를 98억원 어치 팔았다.
엔터주들은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컴백한 주요 아이돌 그룹의 앨범 판매량이 예상에 못미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SM 소속 아이돌 그룹인 에스파의 경우 지난 10일 발매한 4집 미니앨범 첫 날 판매량이 53만장으로 집계됐다. 전작인 미니 3집 첫 날 판매량인 137만장의 40% 수준이다. JYP 소속 아이돌인 스트레이키즈도 지난 6월 발매한 정규 3집 첫날 판매량은 239만장을 기록했으나, 지난 10일 발매한 미니앨범은 첫 날 판매량이 188만장으로 전작 대비 다소 감소했다.
앨범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중국 팬들의 공동구매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주요 기획사들의 올해 중국 음반 수출액은 올해 1~10월까지 2800만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00만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들의 소비 여력이 감소했고 콘서트 개최가 정상화되면서 팬들의 소비가 분산된 것이 주 원인"이라며 "그동안 앨범 판매량 성장세가 지속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