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아 한파 속 잠옷을 입고 거리를 방황하던 80대 노인이 한 시민 덕분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17일 채널A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는 올해 첫 한파 특보가 내려진 지난 7일 아침 서울 은평구의 한 거리에서 잠옷과 슬리퍼 차림의 노인이 길을 헤매다 힘없이 쓰러지는 장면이 담겼다.
이때, 출근 중이던 한 여성이 노인에게 다가가 일으켜 세우더니, 길가에 그를 앉히고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여성은 따뜻한 음료와 핫팩도 노인의 손에 쥐여줬다. 그렇게 20여분간 노인 곁을 지킨 여성은 경찰이 도착하자 자기 외투도 돌려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사연의 주인공인 직장인 김선 씨는 "(노인분이) 몸을 많이 떨고 계셔서 일단 옷을 입혀드렸다"며 "너무 추워하시는 것 같아서 옆에 붙어 앉으면 좀 따뜻할까 봐 넘어지지 않게 붙어 앉아서 잡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이 노인은 500여m 떨어진 집에서 잠옷 차림으로 나와 혼자 거리를 헤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분이 만약 조금 더 있었다면 추위로 인해 동사 될 수도 있었다"며 "경찰이 올 때까지 계속 보살펴준 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노인은 김씨의 선행으로 2시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김 씨는 "(노인분 딸이) 말하면서 너무 울어서, '아버님이 안전하게 가셔서 너무 다행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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